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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퍼팅때 퍼터헤드 흔들려 방향성 ‘들쭉날쭉’… ‘제로 토크’가 제격[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제로 토크 퍼터의 올바른 선택

2009년 미국 ‘액시스1 골프’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첫 출시

전통 모양과 달라 호응 못받다

사용한 선수들 우승으로 주목

손의 힘이나 감각에 의존않고

헤드의 무게로 퍼팅해야 효과

 


지난 칼럼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요즘 화제의 중심에 있는 제로 토크(Zero Torque) 퍼터에 관해 소개했다. 제로 토크 퍼터란 퍼팅할 때 퍼터 헤드에 발생하는 토크(비틀림)를 현저히 줄이거나 없애 퍼팅 중 퍼터 헤드가 열리고 닫히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퍼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퍼터의 샤프트는 퍼터 헤드의 한쪽에 꽂혀 있어 샤프트를 들면 퍼터 헤드가 무거운 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 같은 샤프트 중심축과 퍼터 헤드의 무게중심 위치의 불일치 때문에 퍼팅을 하면 퍼터 헤드에 토크가 발생해 헤드가 회전하는 것이다. 이때 만약 손목과 팔의 힘으로 퍼터 헤드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할 경우, 임팩트 순간 퍼터 페이스가 틀어져 퍼트가 빠지게 된다.

 

지난 2009년 미국의 액시스1 골프는 특허받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샤프트 중심축과 퍼터 헤드의 무게중심을 일치시킨 제로 토크 퍼터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액시스1 골프의 퍼터가 나오자 세계적인 골프 용품회사인 캘러웨이에서도 2010년 액시스1 골프의 특허를 피해 샤프트가 헤드 뒤쪽에 꽂힌 파격적인 디자인의 제로 토크 퍼터인 오디세이 백스트라이크 퍼터를 출시했다.


두 회사의 퍼터들은 매우 혁신적이었지만 전통적인 퍼터와 너무 다른 모양새 때문에 생각만큼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캘러웨이는 골퍼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2016년 기존의 디자인을 대폭 수정한 오디세이 토업 퍼터를 내놓았으나, 역시 기대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던 제로 토크 퍼터가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건 2019년 영국의 저스틴 로즈가 액시스1의 퍼터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다.

 

2016년에는 미국의 티칭 프로였던 빌 프레시가 새로운 디자인의 제로 토크 퍼터인 디렉티드포스 레노 퍼터를 출시했다. 프레시는 기존 제로 토크 퍼터와 차별화하기 위해 ‘라이 앵글 밸런스드(Lie Angle Balanced) 퍼터’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바로 현재 큰 주목을 끌고 있는 L.A.B. 골프 퍼터의 전신이다. 이 퍼터는 샤프트 중심축과 헤드 무게중심의 위치를 일치시킨다는 점에서 기존 제로 토크 퍼터와 같지만, 샤프트가 실제 헤드의 무게중심에 꽂혀 있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 성적 부진을 겪던 골퍼들이 제로 토크 퍼터로 바꾼 후 잇달아 투어에서 우승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제로 토크 퍼터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제로 토크 퍼터의 인기에 지난해 미국의 용품업체 PXG가 앨런 퍼터를 출시했다. 뒤이어 캘러웨이도 오디세이 스퀘어2스퀘어 퍼터를 출시해 다시 한번 제로 토크 퍼터 시장에 도전했다. 퍼터 전문 브랜드인 베티나르디 골프와 이븐롤 퍼터에서도 각각 앤티도트 퍼터와 제로 Z 퍼터를 새롭게 내놓아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실험에 따르면 공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퍼터 페이스의 각도는 83%, 헤드의 궤도는 17%의 영향을 미친다. 제로 토크 퍼터들은 퍼팅 때 퍼터 헤드의 토크 발생을 억제해 일반 퍼터보다 방향성이 탁월하다. 자주 짧은 직선 퍼트를 놓치거나 퍼팅 때 퍼터 헤드가 흔들려 방향성에 일관성이 없는 골퍼에게 제로 토크 퍼터는 좋은 선택이다. 특히 손의 힘이나 감각보다는 부드럽게 퍼터 헤드의 무게로 퍼팅하는 골퍼에게 잘 맞는다.

 

액시스1을 제외한 제로 토크 퍼터들은 샤프트가 헤드 가운데 꽂혀 있고 샤프트도 앞으로 살짝 기울어 있어 어드레스가 어색할 수 있다. 또 퍼팅 때 그립을 통해 손에 전해지는 저항이나 느낌이 기존 퍼터와 달라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퍼터부터 바꿀 게 아니라 직접 시타를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한 후 교체할 것을 권한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