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01. 이석환 교수의 서재 (사회과학대학 행정정책학부)
나에게 서재는 나침반이다 저에게 서재는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침반에는 '내가 가야할 길', 그리고 '미래'가 담겨있습니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제대로 된 길을 잘 가고 있는지 보려면, 서재를 바라봅니다. 집에서도, 연구실에서도 내가 가지고 있는 서재에 꽂혀있는 책들을 보면, 그것이 2년 3년을 주기로 해서 바뀌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시기에 따라 내가 가장 가까이 두고 싶은 책들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또 바꾸게 됩니다. 서재에 꽂힌 책들을 보면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하는 생각과 함께 스스로를 점검하게 되죠. 그러한 서재야 말로 항상 나를 올바른 항로로 안내하는 인생의 나침반이 아니겠는가 생각하게 되요. 나침반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이 만들어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고르는 방법 책을 선정할 때 가장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제목이죠. 자주는 못가지만 저는 주말이나 남는 시간을 이용해 저의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들릅니다. 한번 서점에 가면, 한 시간 두 시간 정도를 보내게 되는데 사실 서점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 한권을 집중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서점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책 제목과 앞에 서문을 읽다 시간을 보냅니다. 좋은 습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 중에서 꼭 욕심이 나는 책이 생기게 마련이죠. 그래서 결국은 꼭 한 권이든 두 권이든 책을 사오게 됩니다. 책 속의 경험하지 못한 세상 행정학을 연구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다름을 인정하려면 무엇보다 여러 작가들에 의해 다양한 시각으로 쓰여진 책들을 많이 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 그 세상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내가 경험한 세상만 보이게 되죠. 사람들이 독서를 통해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 그런 사회가 제가 바라는 사회입니다. 그것이 바로 저의 꿈이죠. 역시, '독서는 습관'이다. 독서는 습관이라는 말이 있죠. 저는 자기 전의 시간의 독서를 위해 주로 책을 잠자리의 머리맡에 둡니다. 한 두 페이지를 읽고 잠들더라도 꼭 말이죠. 하루 중 가장 깊은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평온한 시간이 잠들기 전의 시간인데 그냥 보내기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저는 책을 읽습니다. 교통 수단으로 이동 중에도, 화장실에서도 틈나는 대로 책을 읽어요. 책을 손에서 떼어놓지 말아야 합니다.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남는 시간에 독서를 하면 되요. 그럴려면 먼저 책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겠죠. 그렇게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해요. 나에게는 아들 둘이 있는데, 책 읽는 습관을 어릴 적부터 들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은 내가 꼭 책을 읽어줘야 잠들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독서가 습관처럼 몸에 배이면, 어떤 공부를,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책을 스스로 찾아서 읽으려고 하게 될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독서의 중요성을 잊은 20대들에게 앞으로 이 사회의 미래가 되어 줄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공부하는 것 이외에 독서가 결국 모든 것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할 때에도 사실, 그 시험에 나타나는 과목만을 공부해서는 결코 좋은 점수를 얻어낼 수 없습니다. 이 사회가 객관식의 문제를 맞추어서 합격하고 마는 게임과 같은 것이라면 거기에 맞추어서 하면 되겠죠. 하지만 단순하게 객관식으로 사람을 테스트해서 뽑는 사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회는 폭넓은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을 원하고, 따라서 전공서적이나 직접적 시험과목과 관련된 책에만 의지해서는 결국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독서를 해야 해요. 특히 다른 이들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게 가르침을 주는, 그런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당장 스펙을 쌓고 취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서를 통해 남을 위한 배려, 공동의 이익을 위한 나의 아름다운 희생, 그런 부분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젊은이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 행정학의 목표는 공익의 극대화라고 추상적으로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말로 표현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당한 의미의 주고받기의 관계가 일어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이 때 사익의 추구가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결국 사익이 다른 사익을 충돌시키고, 또 다른 사익을 침해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억울한 사람이 생기고, 노력만큼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사람이 많은 사회를 좋은 사회라 할 수 없어요. 좋은 사회를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론이자 행동철학이 행정학이라 생각합니다. 행정학은 굉장히 딱딱하고 인기가 없는 학문이라 생각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결국 대한민국을 선진사회에 올려놓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이념적 철학적 배경을 제시하는 학문입니다. 결국 더불어 잘 사는 사회가 바로 행정학이 추구하는 목표이고, 따라서 행정학의 학문적 배경이 결국,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중요한 틀이 될 수 있죠. 이러한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행정학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행정학 관련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행정학 도서의 독서가 필요한 이유이죠. 행정학으로 꿈꾸는 담론과 토론의 문화가 정착된 사회 저에게는 기본적으로 행정학에 대한 열정이 있습니다. 그 열정을 통해 제가 바라는 것은, 이 사회에 진정한 의미의 담론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담론과 토론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사회를 우리는 선진사회라 부를 수 있습니다. 담론과 토론을 통해서만 서로가 각 계, 각 층에서 생각을 교환할 수 있고, 그런 사회에서는 어떠한 사회문제가 있을 때에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 낼 수 있는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담론 소통 토론이 정착되어 있지 못하면 문제의 원인을 집어내지 못하죠. 행정학 중에서도 나의 세부적 전공은 성과 관리 영역입니다. 성과관리 영역에서는 단순히 특정한 조직이 어떠한 성과를 내었느냐를 평가하는 것뿐 아니라 성과관리의 중요한 부분이 근본적으로 사회의 담론을 유도해 내는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정학의 부분이 이 사회를 담론과 토론의 문화가 정착된 선진사회가 될 수 있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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